‘얼굴 없는 친구’ 부산생명의전화 “상담은 주는 게 아니라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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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봉 원장은 온라인 채팅과 줌을 활용해 보다 탄탄한 상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CEO인사이트]

홍재봉 부산생명의전화 원장은 1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이들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상태”라며 “근본적으로 심리 상담 서비스와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재봉 원장은 한국생명의전화연맹 사무총장,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공동체 회복과 지역사회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다 2022년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센터를 이끌고 있다.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부산생명의전화는 1978년 개원해 올해로 47년째 365일 24시간 전화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살 의심 행동 등 긴급 상황 포착 시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즉각 연계해 생명 구조까지 지원하는 등 종합 자살 예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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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보건복지부

최근 5년간 집계된 부산생명의전화 상담 누적 통계에 따르면 연평균 7천여 건의 자살 위기 상담이 이루어졌으며, 이 중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1100여 건에 달한다.
 
센터에서 전화를 받는 상담원들은 모두 상담 자격증을 보유한 자원봉사자들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고 있다. 부산생명의전화는 해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화상담사 양성 교육’을 실시하여 많은 상담원을 배출하고 있다.
 
홍 원장은 “약 130여 명의 상담원이 고통받는 이웃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다시 한번 삶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상담원들은 지속해서 위기 상황을 접하기 때문에 그들 또한 우울감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부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상담은 상담원이 해답을 주는 게 아니다. 자기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갈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라며 경청과 공감, 지지의 자세를 상담원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사회복지 최전방에서 보낸 지난 25년. 홍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누군가에게 베푸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받는 게 더 크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의 실제 경험이기 때문이다.
 
홍 원장은 “센터 설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50년 가까이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 분이 있다. 그 시간만 무려 9600시간이다. 그분께 ‘가장 의미 있었던 상담은 언제였는지’를 여쭤보니 ‘피상담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줬을 때’라고 답변하셨다. 그 말을 듣고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분의 열정에 존경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꼈다.”라고 말하던 중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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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통계청

2024년 한 해 한국에서 자살한 사람이 2013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률도 인구 10만 명당 28.3명으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홍 원장은 “OECD 국가들 가운데 한국은 2003년 이후 20년 넘게 자살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자살률 수치는 OECD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살률이 오름세를 보인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도 주목할 만하다”라며 “자살이 한국 사회에서는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닌 듯하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이러한 현실에 익숙해져 무감각해졌거나 체념해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홍 원장은 덧붙여 “부산생명의전화는 앞으로 상담 수단을 늘려 탄탄한 상담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보다 편리한 심리 상담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온라인 채팅과 줌(Zoom)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생명의전화는 단순한 자살 방지뿐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싸 안는 역할을 한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절박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번거로운 절차 없이 바로 상담받을 수 있으니 얼굴 없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고 생각하고 편히 이용해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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